사진 갤러리/Full screen
송도의 저녁 노을 (아흔 여섯 방울의 눈물)
순이하우스
2025. 3. 24. 20:14


나는 먼 곳에서 너를 지켜보고 있었다
너에게 내 모습 들키지 않길 바라면서
나는 먼 곳에서 너를 몹시 그리워하고 있었다
바람이
바람이 내가 서 있는 숲의 나뭇잎새를
술렁술렁 흔들어놓고 있었다
지나간 나의 모든 이야기가 갑작스레 낯설다
그리고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작고 초라하게 여겨진다
너와 함께하고픈 이 내 마음이여!
이것만이 진실이라고, 살아있음이라고 느껴지는데
하지만 너는 나를 모른다
밤새운 아흔여섯 방울의 눈물로 서 있는 나를
너는 모른다
나는 갈수록 너를 사랑하는데
나는 점점 더 깊은 숲 속으로 몸을 숨기는데
네가 내 모습을 어서 빨리 찾아내 주길 기대하면서도
내 발걸음은 나도 모르게 내 뜻을 배반한다
언뜻, 너의 집 하얀 나무 창문 흰 커튼 사이로
너의 모습이 스치듯 지나간다
아주 가끔
이런 식으로 나는 너를 만나고 있지
숲 속의 작은 새처럼
단 하나의 숲밖에는 알지 못하는
그것만이 모든 세계인 줄로만 아는 아주 어린 새처럼
지금 내 영혼은
너의 사랑이라는 숲에 갇혀버린 채
아흔여섯 방울의 눈물로 가만히 서 있다
강태민 <아흔여섯 방울의 눈물>
반응형